20090802

푸딘댕-위앙짠-방콕-무반댁(깐짜나부리)

20060213/푸딘댕_위앙짠_방콕_무반댁(깐짜나부리)


어 제의 이별파티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동네아이들이 농장으로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떠나는것을 배웅하기 위해서였다. 더군다나 오늘 따라 학교 선생님들의 회의가 있다고 해서 오후 수업만 한다고 하니, 오전에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이 찾아와 군데 군데 모여서서 아이들을 기다린다. 우리 아이들은 짐을 싸다 말고, 자신들을 배웅하기 위해 와준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우리를 공항까지 실어갈 벤이 이미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데도 아이들은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내며 이별인사를 한다.


















아 이들을 진정시키고, 짐을 챙기게하고, 차에 올라타게 하는데에만도 몇십분이 흘렀다. 차에 올라타서도 눈이 벌게지도록 울어대느라 그렇게 한시도 쉬지않고 시끄럽게 떠들어 대던 아이들의 입이 닫혀버렸다. 우리는 무반댁에서 다시 새롭게 만나야 할 아이들이 있으니 그 슬픈 감정은 조금 미루어 두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아이들에게 조언한다. 차안에서 조용히 음악이 흘러나오고, 창문밖으로 흘러가는 푸딩댕, 라오스의 풍경들이 눈동자를 떠나간다. 흙먼지가 날리고, 여전히 비닐봉지가 흩날리는 도로변의 풍경은 이곳에 도착한 첫날에 본 풍경과 똑같은 것임에도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이 풍경들을 놓칠새라 나는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아까운 마음이 되어버렸다.

네 시간 가량을 지나 위앙짠 공항에 도착했다. 이제 방콕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방콕에서 무반덱까지의 여정이 남아있다. 작은 라오스 공항을 통과해 작은 경비행기에 올라타 작고 귀여운 기내식을 받아들고 이 작은 나라에 대해 생각한다.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는 땅. 기차가 없고 학교가 없고 병원이 없고 돈이 없는 땅. 그러나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아름다운 사람과 마음이 있는 땅. 제국주의자나 인종주의자가 될 수도 없지만, 낭만주의자는 더더욱 될 수 없는 이 땅위에서, 나는 적어도 작은 감동과 기쁨을 분명히 확인하고 왔음을.






ps. 방콕 공항 도착. 무반댁으로 이동. 이동중 맛있었던 태국식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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