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10

Hamba: the temporary solidarity, 2010 ( exhibited for_The Invisible_curated by Eunyoung Chae_at Songdo, Inchoen)





함바:일시적연대
Hamba: the temporary solidarity

모든 보여지는 풍경은 흙으로 부터,
아니 구름으로부터,
아니 물로부터
시작된다.
어쩌면 바람으로부터,
빛으로부터,
먼지로 부터,
시간으 로부터,
속도로 부터,
냄새로 부터,
소리로 부터,
질감으 로부터 시작된다.
풍경은 시작되고, 또, 끝난다.
모든 것은 세워지고 해체되며,
드러내고 사라진다.

보여지는 풍경속에
그들이 있다.
그들은 오직
보여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들은
보여지 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알고 있지만
사라지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들은 서는법을 알지만 ,
눕는 법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채우는 법을 알지만 ,
비우는 법을 알지 못한다.

드러낼 수 없는 이들은 존재할 수 없다.
존재할 수 없는 이들은 시민이 되지 못한다.


운명적으로 사라져야만 하는 것과
오로지 보여지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 사이에
어떤 시간적 공간이 자리한다.

빛나는 것들의 아래에,
소란스러 움의 뒤편에,
영원히 견고해 보이는 모든 것들의 저 너머에서
그들의 대부분은 가려진 듯 어둡고,
그들의 대부분은 부서질 듯 연약하며,
그들의 대부분은 망설이듯 고요하다.

버젓이 존재하지만 종종 보이지 않으며,
낡고 해묵은 것들의 수명에만
관여하는 것 처럼 느껴지지만
그것은 편견에 가깝다.
그것은 오히려 가장 새로운 탄생에 가까이 있으며
순식간에 예측할 수 없는 공백을 만들어 낸다.

아무것도 목표하지 않으며 동시에 경제적이지도 않은,
그러나 협상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어떤 연대가 있다.

과거에 사로잡힌 이들,
효율성 의 신봉자들,
자본의 신하들,
먼땅의 유배자들,
시대의 양심들,
무심한 배회자들,
정치적 권력자들,
세련된 글로벌 시민들,
무지한 온정주의자들,
시민이며,
혹은 시민이 아닌 

그들의 식사시간이 돌아왔다.


All of the landscapes we can see,
from soil, no, from clouds, no, from water, start to be made.
Perhaps, from lights, dusts, times, speeds, smells, sounds, or textures.
The landscapes started, and finished.
Everything is constructed and deconstructed, appeared and disappeared.

In the showing landscapes, they are existed.
They aim to be visible.
They know many way to be seen but do not really know how to be invisible.
They know how to stand but do not know how to lie.
They know how to fill but do not how to empty.
It is not possible to be if they do not know how to be seen.
It is not possible to be a citizen if they are not to be.

Between the thing surely disappeared and the thing only seen, there is a temporal place.
Under the twinkling things, behind the loudness, and beyond everything looked permanent forever,
Almost of them are dark like being veiled, fragile like being crumbled, and silent like being hesitated.

It is sometimes invisible even though surly existed
It seems like dealing only with age-old issues, however it is almost prejudice.
It is rather familiar to absolutely brand-new. It produces unexpected blanks.


People obsessed by  past,
People following to efficiency,
People obeying to capital,
People displaced far a way,
People relying on ethics in this era,
People wandering without heart,
People having political power,
People showing a sophisticate global attitude,
People believing ignorant paternalism.
Citizens, or not citizens same time,
They are going to have a dinner.
There is a solidarity, which has no aim, no economy, but has no sham to negotiate. 







함바: 일시적 연대 Hamba: the temporary solidarity
video/installation, 5’26”, dimension variable, 2010
정은영 siren eun young jung


  <함바: 일시적 연대>는 모든 동시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것들이 공존하게 되는 장소와 그 풍경을 고민하고 한번도 함께 존재한 적이 없는 이들의 만남과 연대를 상상하기 위해 계획되었다. “함바”라는 말은 토목, 건설현장에 남아있는 일본어에서 시작된 은어로, 원래의 뜻은 "토목 공사장, 광산의 현장에 있는 노무자 합숙소"이다. 일본어 표기를 읽으면 '한바はんば(飯場)'가 되지만 현재 한국의 건설현장에서는 '함바집'으로 통용되며 현장의 건설 노동자들의 식사를 대는 간이 현장식당을 이른다. 매우 한시적으로만 운영되는 식당인 함바집은 건설현장이 시작될 때 생겨났다가, 현장을 철수할때 그 용도와 생명을 다하지만, 건설현장의 어느 곳 보다도 가장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모여드는 장소이자 ‘식사’를 통한 가장 보편적 인간의 욕망과 삶을 나누는 장소가 된다.

나는 <함바집>의 이러한 장소적, 내용적 함의로부터 송도의 풍경을 새롭게 그려 보고자 했다. 근대화와 개발에의 편집증적 욕망, 그를 통한 일련의 성취와 실패들, 그리고 크고 작은 이권의 연결망과 경합들, 사람들간의 화해와 연대의 가능성들이 이 한시적 장소위에 모여들었다가 다시 흩어질 수 있기를 바랬다. 작품을 구성하는 오브제들은 도시의  구석구석에서 쉽게 발견되는 자발적으로 구성되고 전유된 공공의 장소를 재현한다. 이것은 낡고 버려지고 쓰임을 잃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늘 돌보아지고 다듬어지면서 수명을 연장하는 공공재로 스스로를 존재하게하며, 때때로 증식하고, 거의 대부분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기 위해 존재한다.

  이러한 장소들은 대게 책임지고 이행해야할 계획도 목표도 없다. 자본을 거스르고 유행을 모른척 한다. 사회와 정치를 논하지 않으며 역사에 남겨지길 원하지 않는다. 쓰여질 수 있는 순간에 그 쓰임을 다하고, 버려져야 할 순간에 기꺼이 버려진다. 누구든 쉬어갈 수 있으며, 누구든 만남을 기대할 수 있다. 숨겨지고 잊혀져야 하는 것들을 보이게 하지만 과시욕을 경계한다. 너무 많은 가치들이 뒤섞여 있지만 충돌을 부추기는 긴장은 필요치 않다. 이것은 지나치게 연약하고 궁색하며 비루한 탓에 무엇과도 경쟁하지 않으며,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모두를 기다려 환대하기 위해 아주 잠시 이곳에 머무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