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02

푸딘댕11

20060212/푸딘댕

바시(Basi, 동남 아시아 지역에서 행하는 이별행사. 떠나는 사람의 손목에 하얀 실을 묶어준다.)준비도 해야하고, 못다한 유쓰센터 지붕그림도 마무리 짓고, 히옥스가 오기도 해야하는데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우기가 아니어도 2월부터는 간혹 비가 올 수도 있다 하는데, 하필이면 마을 아이들을 바시행사에 초대한 오늘 비가오다니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바 시행사에서 보여줄 공연등을 준비하느라 아침부터 분주했다. 날이 맑지 않으니 비를 피해 여자 아이들 숙소에 모여서 보여줄 것들을 의논하고, 연습하고 머리를 짜내고 하는 일을 진행했다. 일단은 이별의 인사를 '슬램'으로 하는 것으로 정하고 가사를 쓰고 연습을 하고 음악을 고르고 음향을 준비하는 등 재빠르게 일을 진행 시켰다. 모두 인사를 전하는 슬램, 영어 2반에서 준비한 연극'별주부전' 예문이과와 노른자가 준비한 춤, 흰자와 프린이 준비한 노래, 올리브와 고기가 진행하는 율동 등으로 짜여진 공연으로 대강의 포맷을 잡아갔다. 각자 연습을 하기로 하고, 스텝들은 음향을 준비하고 일정 정리를 하는등 또다시 분주한 반나절이 지나고 조금씩 비가 멎기 시작할때 즈음 나는 훼이와 함께 페인트 통을 들고 달려나가 지붕 그림을 마무리 하기로 했다.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는데 또다시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다. 정신없이 끝을 내고 비를 맞으며 페인트통을 옮기고 하느라 생각한만큼 말끔한 뒷마무리가 되지않아 주욱 마음에 걸린다.













오 후 늦게 히옥스가 도착했다. 바시행사 준비가 여기 저기서 한창이고, 날이 어둑해지자 바시를 주관하실 마을의 어른도 도착하고 우리가 초대한 마을 아이들도 하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바시의식은 생각했던것 보다 더 인상깊은 행사였다. 진지함과 유머가 오가고, 사람들의 따뜻함과 웃음이 우리의 공간을 가득 메워가고 있었다. 바시의식이 끝나고, 농장의 일꾼 아저씨의 '켄' 연주를 듣고, 켄 연주에 맞춘 동네 꼬마의 노래를 들었다. 연극공연과 우리 아이들이 준비한 공연이 진행되고, 마을사람들은 탄성과 박수로 화답해 주었다. '행복한 이별'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들 썩거리던 이별파티가 끝나고, 감동에 흥분되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숙소로 들어서는데 훼이가 큰소리로 부른다. 무슨일인가 싶어 훼이의 숙소에 들어가니, 고양이 한마리가 새끼들을 침대위에 내려놓고 도망쳐버렸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새끼고양이들을 거두느라 어찌할바를 모르다간 잠시 생각한다. 참으로 경탄하지 않을 수 없는 밤이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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