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희_ 비체들의 귀환 (이대대학원신문54호)
자 신의 발언에 절대적인 권력을 부여하지 않으려는 끊임없는 자기 검열과 예민한 성찰, 타자들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는 부단한 노력과 윤리적 실천, 폭력적인 근대화의 망령에 사로잡힌 남근적 주체를 해체하는 비체들의 조롱, 그리고 그 사이에 작가
< 달맞이 꽃>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작업의 텍스트는 현직 성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받은 자작시 들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현재 자신이 머물고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몇몇 성 노동자들을 만나 이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기획을 개진해 나갔다. 현재 성매매가 합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암스테르담의 PIC(Prostitution Information Centre) 의 지지와 도움을 받아, 전 세계의 성 노동자 네트워킹(International Committee on the Rights of Sex Workers in Europe (ICRSW), International Union of Sex Workers (IUSW), The Network of Sex Worker Projects (NSWP))과 접촉 할 수 있었고, 이 기관들의 메일링 시스템을 통해 총 아홉 편의 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암스테르담의 집창촌인 Red Light District 한가운데에 자리한 교회 담장에 가로등을 설치하고 그 빛을 이용해 ‘빛 글자’로 만들어진 아홉 편의 시를 이 거리의 바닥에 투사했다. 이 작품이 보여지자 거리는 빛으로 인해 환히 밝혀졌고, 그것을 불편이 여긴 한 성 노동자 여성의 부탁으로 인해- 마치 해가 지기 시작하면 아름답게 피어나 새벽녘에 시들어 버리는 달맞이꽃처럼- 이 프로젝트는 새벽이 다가올 때쯤 끝을 내게 되었다. 이렇듯이 이 작업은 작가의 기획으로 시작되었지만 거의 모든 공간이 성 노동자 여성들의 목소리로 촘촘히 채워져 있다. 이것은 마치 스피박의 ‘하위주체는 말할 수 있는가?’라는 다소 회의 짙은 질문에 대한 긍정의 응답처럼 들린다. ‘재현(representation)’하되 ‘대표(representative)’하지 않는 태도, 즉, 재현과 대표의 공모관계에 저항하는
그녀의 전작들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보다 직접적으로 작가의 수행적인 육체를 통해 드러난다. 작가 스스로 동두천 윤락가의 한복판에 서있는 눈과 입을 검은 테이프로 가린 한 여성으로 분하여 전복적인 시선과 언어를 만들어 내거나 (동두천, 2005), 전 대통령 영부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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