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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4

(오프)스테이지(2012)

(오프)스테이지 
(퍼포먼스, 00:30:00, 2012)


출연 조영숙
연출 정은영
조연출 이희인
제작 김현진
제작보조 남선우

기술 및 장치 김보경 김청진
조명 및 현장통제 김지영
기록 장준호(줌)

공연시간 2012년 11월 16일 (금) 5:30-6:00 
공연장소 문화역 서울 284

1940년대 말에 태동한 여성국극은 소리와 춤을 기본으로 하는 일종의 전통국악의 창무극 형식을 공연하지만, 극중 모든 배역을 오로지 여성들만이 연기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전통 창극과는 완전히 다른 비규범적이고 전복적인 문맥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여성국극 작품은 세명의 대표적인 남역 배우들에 의해 전개되는데, '니마이(남자 주인공, 잘생긴 외모와 용맹함으로 극중 사건을 리드하고 해결한다.)', '가다끼 (악역, 주로 남자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한다.)', 그리고 '삼마이(재담꾼, 남자 주인공의 주변을 지키며 감초같은 역할을 하며 유머러스한 배역.)'가 그 3인이다. 
배우 조영숙은 근 60여년간 ‘삼마이' 연기를 도맡아 해온 생존하는 가장 유명한 1세대 여성국극 조연배우이다. 그의 모놀로그로 구성되는 정은영의 신작 <(오프)스테이지>는 이제는 거의 잊혀진 이 노년의 배우의 수행적 삶에 주목한다. 조영숙은 이 무대 위로 무대 밖의 삶을 가져와 교차시킨다. 이 과정에서, 그는 '경험된 삶'의 이면에 평행하던 역사적 기록들, 성별정치의 가능성들, 여성주의적 입장들, 본질주의의 허상들, 타자적 삶의 연민들을 불러내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실천된 의미들이 언제나 그의 무대에 녹아있었으며, 영락의 세월을 겪으며 획득한 지혜와 감각이 이 '늙은' 조연배우의 무대미학을 완성해 왔슴을 드러낸다.



20121111

<플레이타임> 20121116-20121228





<플레이 타임>에서 아래의 두 작품을 연출합니다.


작 품 명: (오프)스테이지 (Off)Stage
작품내역퍼포먼스
장소그릴
러닝타임 : 30
출연조영숙
*공연(1): 2012 11 16일 금요일 5시30분~6시, 그릴

조영숙은 여성국극이 서서히 새로운 장르로 부각되던 1950년대 초반부터거의 쇠퇴했다라고 평가되는 지금까지 근 60여년을 여성국극배우로 살아왔다그는 ‘삼마이(재담과 유머를 도맡는 주요한 남역 조연)’연기를 도맡아 해온 생존하는 가장 유명한 1세대 여성국극 조연배우이다‘공연되고 있는(온스테이지)’ 시공간 이외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연극용어인 ‘오프스테이지’는 배우로 살아가는 이들의 공연 이외의 삶조차도 언제나 수행적인 것임을 암시한다이 무대onstage에서 조영숙은 오히려 무대 밖offstage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그러나 결국 그 무대 밖의 삶이 언제나 그의 무대를 만들었으며 영락의 세월을 겪으며 체현된 ‘타자’로서의 삶이 조연배우의 무대미학을 완성해 왔음을 드러낸다


작 품 명: 마스터클래스 Masterclass
작품내역퍼포먼스 / 여성국극
장소그릴
러닝타임: 30
출연: 이등우, 김용숙, 이계순
*공연(1): 2012 12 9일 일요일 오후 6~6 30그릴

이미 예순이 훌쩍 넘은 여성국극배우 이등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존하는 가장 역량 있는 여성국극 남역 배우 중 한 명이다. 그의 남역 연기 기량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 만큼 완벽에 가깝다거의 대부분의 여성국극 작품에서 ‘니마이(남자주인공)’를 도맡아 하는 그는 또한 지독한 연구가이자 연습벌레이다이 작품은 한 노년의 남역 배우가 자신의 신체적 취약성을 극복하고 부단한 ‘훈련’과 ‘반복연습’을 통해 획득한 ‘남성성’의 젠더 표현을 젊고 미숙한 배우에게 전수하는 마스터클래스를 무대화한다이 마스터클래스는 좋은 연기를 전수하기 위해 진행되지만 이는 결국 남성되기의 정교화 과정을 재현하게 된다이것은 젠더라는 체계가 결국은 수행을 통해서 구성되는 것이며복제 가능한 것임은 물론그렇기 때문에 결코 본질적일 수 없음을 역설한다.

20120922

전성기에 은퇴하는 밴드에 대하여. /금천예술공장 2012 오픈 스튜디오 도록


전성기에 은퇴하는 밴드에 대하여.
정은영(작가)

미켈란젤로 피스똘레또 밴드 (이하 미키밴드)는 선감도에 자리한 경기창작센터의 예술가 거주 프로그램에 참여중이던 작가 박보나와 조은지에 의해 2010년 결성되었다. 처음부터 그들이 이 으스대는 이름으로 밴드를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소 오지에 속하는 선감도를 가로지르는 유일한 버스인 123번 버스의 번호를 딴 123밴드가 미키밴드의 전신이다. 123밴드라는 이름으로 선감도의 빈 상가에서 ‘임대’와 ‘딴 섬 주인’을 노래한 이후, 밴드는 오래전 머물렀던 이탈리아의 예술가 거주 프로그램을 제공한 예술가이자 재단의 이름이기도 한 미켈란젤로 피스똘레또를 떠올렸다. 그들은 얼마간의 명성이 담보된 영향력 있는 남성예술가의 이름으로 스스로를 호명해도 괜찮으리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밴드명은 그렇게 유래했다. 그들은 미켈란젤로 피스똘레또 라는 이름이 주는 위엄과 예술의 권위와 심각성, 복잡성 같은 것들을 한없이 거슬러 오히려 느닷없고 이질적인 것, 가볍고 평평하고 쉬운 것을 향한다. 대게 호명은 수행을 결정하지만, 미키밴드의 수행은 번번히 호명을 배반한다. (전략따윈 없을 것 같은) 미키밴드의 이러한 전략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밴드란 말인가? 그들에게 밴드는(혹은 예술은) 한번도 닿은 적 없는 판타지이며, 밴드의 공연은(혹은 예술행위는) 결코 일치하지 않는 립씽크와 같다. 박보나에게는 건즈 앤 로지스, 조은지에게는 프린스가 그렇다. 그들의 무대 장악력과 폼나는 퍼포먼스는 미키밴드를 열광하게 하고 추동하지만, 동시에 좌절시킨다. 미키밴드의 예술행위는 가장 미술이 아니어야 할 것 같은 형식을 취하면서, 뻔뻔스럽게 유치한 도전들이 적나라하게 실패하는 과정을 드러낸다. 목적없고 욕망없는, 자꾸만 실패하는 판타지는 그들의 작업이 가진 태생적 속성이기도 하지만, 의외로 그들의 행위가 개입하는 풍경이 함의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구조를 폭로한다. 외딴 섬의 빈 점포, 매매를 기다리는 땅, 조악하게 흉내낸 미국식 주택으로 줄 지어 선 팬션타운이나, 초현대적 건축물이 솟구치는 국제도시, 그와 동시간적으로 개발의 속도에 무차별하게 빨려들어간 허물어져가는 구시가지의 쓸쓸한 폐허들과 버려진 공동체나 퇴물이 되어버린 촌스러운 유원지 같은 이상한 풍경들은 미키밴드의 개입으로 점점 더 기이해진다. 밴드는 이러한 풍경을 단지 배경삼아 뮤직비디오를 찍을 뿐이지만, 풍경은 점점 더 전면화 되고 정치화된다.

그들은 밴드이지만 뮤지션이거나 싱어송 라이터는 아니다. 모든 곡의 가사를 쓰지만 작곡을 의뢰하고 타인의 목소리로 녹음된 노래에 입을 뻥긋뻥긋거린다. 그들의 퍼포먼스는 밴드의 멋부리는 ‘룩look’을 흉내내지만, 어쩐지 조금씩 조금씩 빗겨나며 어색해진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 혹은 아무것도 아닌 행위들은 어떤 것은 밝혀내고, 어떤 것은 은폐한다. 잘 들리지 않는 가사는 반복을 통해 점점 선명해지면서 의미화의 과정을 드러내지만, 무엇도 잘 표현하지 않는 신체는 노랫말과 풍경의 뒤로 우스꽝스럽게 뒷걸음질 한다. 풍경은 또한 정교하게 선택된다. 공연장으로 선택된 장소며 뮤직비디오의 프레이밍은 말할 것도 없다. 제도미술의 관습을 포기했거나 위반하는 것이 분명한 미키밴드의 농담같은 행동들은 그들이 선택한 논쟁적인 장소와 풍경으로 인해 가장 제도화된 미술의 관습중 하나인 풍경의 재현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은 그들이 처해있는 혼란이자 의도적인 비틈, 더불어 그들을 지켜보는 관객의 혼돈과 웃음이다. 밴드를 욕망하는 대중의 눈에 말할 수 없이 과잉된 동경과 혼돈이 동시에 비칠때, 비로소 밴드는 은퇴한다. 그리고 밴드는 은퇴함으로써 신화가 된다. 미키밴드는 은퇴를 기다린다. 그것은 가장 드라마틱한 사라짐을 위한 전성기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영원한 판타지로 미끄러지기 위해, 목적없이 소비되는 장소와 역사의 불협으로 남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