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02

푸딘댕5

20060130/푸딘댕

다시 월요일. 이 곳에 온지 정확히 일주일이 지났다. 그와 동시에 올해의 첫달이 슬슬 뒤로 물러나고 있다. 지난 한주는 일주일간의 시험후 방학으로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했고, 오늘부터는 스쿨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서둘러 일어나 스쿨버스가 나가는 것을 배웅하러 나오니 이 중고차가 말썽이다. 밤새 떨어진 기온 때문에 차의 상태가 좋지 않아, 이 차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달라부터 밀었다 땡겼다를 반복하고 이 반동을 이용해 시동을 걸어야한다는것. 농장에서 일하는 모든 인부들과 오늘의 스쿨버스 당번들이 달려들어 몇번을 밀고 당긴 후에야 겨우 시동이 거렸다. 차의 뒤꽁무니에서 털털거리며 가고 있는 그 모습을 보자니 피식 웃음이 다 난다.



이 마을에서 스쿨버스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마을의 아이들이 살고 있는 곳과 학교는 상당히 거리가 있고, 아이들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다가 교통사고를 많이 당한다. 병원시설이 낙후되어있는 라오스에서 치료나 수술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고(수술을 받기위해선 태국으로 가야한다.) 아이들은 다친후 방치되어 장애를 가지게 되거나 심한경우 사망하기도 한다. 그런 이유들로 학교를 중도포기하는 경우도 왕왕 일어난다. 아반코리아(Asian Volunteer Action Network)에서 푸딘댕 마을과 연계해 진행하는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중 하나가 이 마을에 스쿨버스를 제공하고, 그것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마을의 이장들은 이러한 활동을 이해하려들지도 않고 귀찮아해 아이들을 이 버스에 태우지 않는다. 그래서 현재 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아이들은 옆마을의 아이들이다.










스 쿨버스를 떠나보내고 잠시 마을을 산책하기로 한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모습도 보고 싶고 한가로운 아침의 풍경속을 호젓이 걷는 기분도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꽤 멀리쯤 걸어갔을때 등교시간의 막바지에 달한 아이들이 힘차게 자전거 패달을 밟으며 몰려들기 시작한다. 밝아오는 아침의 공기 사이로 하얀 와이셔츠를 다려입은 아이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오면서 거리는 학교로 향하는 학생들의 모습으로 가득한 장관을 이루었다. 이른아침. 새벽부터 일어나 고된 일을 하고나서야 교복을 갈아입고 학교에 갈 수 있는 아이들이지만 눈가엔 졸음조차 묻어있지 않다. 아침 공기에 아주 잘 어울리는 싱그럽고 밝은 얼굴들. 다오에게서 들었던 이나라 학교의 실상들과, 이 등교길의 아름다운 아이들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뒤얽혀 또 조금은 복잡한 마음이 되었지만, 이내 생각을 지워버리고 아이들에게 손을 길게 뻗어 흔들며 인사를 전했다.













아이들의 건강과 마을의 평화를 빌고 또 빌어본 아침.



p.s 다오, 용구와의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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