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the village활동을 위한 미팅에 참여하다. 이 마을의 아이들과글로벌 학교의 아이들이 매우 공식적인 자리를 만들어 어울리고 이야기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다. 물론 영어 수업도 그렇긴 하지만 많은 숫자의 아이들과 대규모로 이루어 지는 수업 가운데에서는 이러한 친밀한 소통과 교환이 이루어 지긴 힘들 것이다.(소통과 교환에 대해 생각해 볼것.) 아이들은 제법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는다. 삶, 일상, 자연, 환경, 기여, 책임, 미래, 그리고 그속에 분명히 존재하는 그들 자신에 대해서. 아이들은 나이를 먹고, 계속해서 성장해 간다. T아저씨의 삶이 그러했던 것 처럼, 아이들의 삶도 시간을 촘촘히 메우며 층층이 쌓여 나갈 것이다.
주 말이되면 쏭강을 찾는 튜빙족들이 늘어난다. 툭툭을 타고 달려와 시끌벅적 콧노래를 부르며, 한손엔 맥주를 또한손엔 담배를 쥐고, 훌떡 훌떡 옷을 벗어 재끼는 이 튜빙족들은, 이 고요한 공간을 덜그덕거리게 만들고 평화를 깨는 존재들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또한 이 고장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국경이 사라져 가고 개발이라는 논리가 전 지구를 뒤덥고 있는 지금, 이 작은 마을의 사람들도 그들의 삶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톡톡한 값을 치루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도 오늘 하루 튜빙족이 되어보기로 했다. 물길에 몸을 맡기고 한껏 관광객이 된 느낌을 만끽해 보는 것이다. 그사이 나와 히옥스는 다오와 함께 왕위앙 시내로 나가 잠시 인터넷과 전화를 쓰고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도 대체 무엇이 이 도시일까. 도대체 무엇이 이들의 삶일까. 즐비한 게스트 하우스와 레스토랑, 그리고 카페들. 거의 모두가 서양인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다. 음식을 먹었거나 음료를 마셨거나, 약을 했거나 , 어쨋건 나른한 표정으로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반쯤 드러누워 '프렌즈'를 보고 시시덕 거리고 있는 그들. 카페의 메뉴판에는 '해피 셰이크'나 '해피 핏자'가 거의 메뉴로 들어있는데, 그것이 바로 약이 들어있는 메뉴들이다. 더구나 튜빙이 끝나는 지점에 늘어선 방갈로들은 공공연한 drug place. 여기엔 도대체 무엇이 남아 있는걸까.
해가 저물고 어둑어둑해지자 천박한 네온싸인들이 이 거리를 가득메우기 시작했다. 나는 도시를 사랑하지만 또한 증오한다. 농장으로 돌아와 시내에서 뒤집어쓴 흙먼지를 떨어내기 위해 길게 길게 샤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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