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02

푸딘댕1

20060125/푸딘댕

더운나라라고 보기엔 좀 추운 밤을 보냈다. 아침결에도 조금 흐린듯하더니 무척 서늘하다. 이곳도 겨울이기는 한 모양. 그렇지만 서울에서의 겨울 강추위에서 벗어나 이정도의 추위에 몸을 움추리니 사람이란 참으로 간사하기 이를대 없는 존재. 아침결의 강변산책을 선택. 잠시 걷고 있자니 이미 농장과 강변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이 수줍게 웃는다. 싸바이디. 인사를 건네자 아이들이 서로의 옆구리를 찌르는데, 아마도 이 이방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위해, 혹은 영어로 말을 한번 걸어보기 위해 서로의 눈치를 보고 있는 중인 듯하다. 결국 아이들이 입을 열어 물어온것은 '왓츄어네임?'이다. 아이들과 통성명을 하고 나니 그닥 할말이 없다. '씨유'를 내뱉으며 돌아설 밖에. 아이들, 그것도 다른 언어를 쓰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것은 나에겐 늘 힘들다. 우리 아이들이 그것을 잘 해주고 있다는 것이 기특할뿐.





아 침식사부터 또다시 엄청나게 먹어치우다. 이렇게 먹어대다가는 몸을 어찌 달래야 할지 모르게 되는것은 아닌지 조금 걱정이 인다. 식사후 용구씨의 안내로 마을을 돌다. 어쩌면 빈곤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괜한 동정을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와 비슷하게도 삶을 영위시키기 위해 살아야 할 이유는 어디에나 존재할 것이고 그들도 그것을 위해 치열하게 살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마을과 그들의 삶. 혹은 일상의 모습이란 어떤 면에선 충격적이기도 하다.




아침부터 농장주변을 맴돌며 우리를 기다리던 아이들의 수는 마을 투어를 마칠대까지 점차 늘어나 우리 아이들과 마을의 아이들이 섞여 길을 걷자하니 대규모의 집단처럼 보인다. 어느새 아이들이 손을 잡고 웃고 떠들며 함께 마을을 돈다.





저 녁. 영어수업을 진행하라는 주문에 다소 놀랐지만 그러기로 한다. 훼이와 내가 진행을 맡고, 아이들중 7명이 수업에 참여해 우리를 돕는식이다. 조금 수준이 있는 영어 2반은 키, 카나쇼, 프린이 맡고 히옥스가 도움을 주기로 했다. 얼떨떨한 마음으로 영어수업을 시작하고 끝내다. 소심하기 이를데 없는 나에게 어떻게 이런 될데로 되라.랄지, 그냥 하는거지 뭐. 랄지 하는 식의 자세가 생겨난건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보다 준비가 필요할 듯.시행착오도 물론. 훼이는 조금 지친듯 한데, 우리 아이들은 여전히 끊임없이 떠들어 대는통에 귀가 다 먹먹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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